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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여라."(마태 9,30)
작성자 바오로딸 성경학교 작성일 2022-03-02 조회수 169
예수님은 '좋은 일'을 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러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질투를 사는 것이 두려워서', 또는 '좋은 일을 모르게 하시려고'와 같은 이유와는 무관하게
행동하십니다. 실제로 복음서 곳곳에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과 정면으로 대적하는 장면을 볼 수 있고,
그분의 가르침과 치유, 기적은 대부분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루어졌으니까요.
치유와 구마, 기적은 하느님 나라가 이분을 통해 온다는 것에 대한 징표가 됩니다.
그 앞에서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거부하느냐가 예수님을 둘러싼 상황에서
핵심이 되는 점입니다. 실제로 치유 기적 이후에 대부분 그에 대한 반응을 복음사가는 소개합니다.
그분을 따르는 이들이 생기거나, 9,34절처럼 '마귀 두목의 힘으로 한 짓'이라는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간혹 예수님은 마태 9,27-31의 소경 두 명에 대한 일화에서처럼 '이 일을 말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예수님의 행적을 두고 이스라엘 백성이 고대하던 메시아, 곧 옛 다윗왕국의 번영을 되돌려줄 인물로
여기는 성급하고 섣부른 경향을 제지하시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놀라운 치유기적을 체험한 이들은
예수님의 당부를 저버리고 이 일을 퍼뜨립니다(9,26.31).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고, 예수님의 가르침은
온전하게 이해되는 게 아니라, 듣고 싶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수난예고를 세 번씩 했어도
제자들이 못 알아들은 것은 바로 그들까지도 현세적 메시아를 꿈꾸었기 때문입니다.

소경은 광장이 아니라, 집 안에서(9.,28) 예수님과 대화를 나눈 후에 치유를 받습니다. 이 기적은 좋은 일의
차원이 아닌, 예수님과 한 인격체의 관계에서 주어진 <믿음>의 체험입니다. 기적에 초점을 둔다면 소문을
내지 않을 수 없겠지만, 예수님을 만난 체험을 깊이 새겼다면 그분을 따라 나섰을 수도 있겠지요.
이 일화가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시고(9,9 이하)
목자 없는 양들같은 백성을 만나면서 추수일꾼을 청하라고(9,33 이하) 하신 말씀 사이에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적으로 환호하는 얇팍한 메시아니즘이 아니라, 당신의 가르침과 하느님 나라 선포를 듣고 따르는
이들과 함께 하느님 일을 펼쳐가시는 상황입니다. 그분을 만난 이들은 그 만남이 하나의 놀라운 사건으로만
얘기될 일인지,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초대를 깨닫고 삶을 바꾸어 나갈 것인지 열린 선택앞에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