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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처럼", "하느님의 아들들"
작성자 교육원 작성일 2018-04-16 조회수 429
1) "우리들처럼"(창세 3,22)

교부들은 ‘우리’라는 표현을 ‘삼위일체’ 신학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만 이 해석은 창세기 저자 당시의 사고방식과 신앙을 배제한 교부시대의 결과론적 풀이일 뿐입니다.
근래에는 더 타당한 두 가지 해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첫째, 복수 형태로 사용된 인칭 대명사 ‘우리’라는 표현은 성경 저자 당시의 지배 체제인 왕정제도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곧 임금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회의할 때의 모습을 하느님께 유추 적용한 표현(1열왕 22,19; 욥 1,6; 2,1; 38,7 참조)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둘째, 실질적인 주어가 단수이면서도 복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은 무엇을 결정할 때 깊이 심사숙고하거나 결의에 찬 행동을 한다는 의미라고 보는 견해입니다.(창세 11,7-8; 이사 6,8 참조)

* 참고도서: <모세오경: 모세와 함께하는 성경 묵상>(김정훈 지음, 바오로딸, p.61)

2) "하느님의 아들들"(창세 6,4)

창세 1―11장까지는, 그러니까 아담, 하와, 카인, 아벨, 노아 등은 실존인물이라기보다는 신화, 또는 설화 속의 인물들이라고 봐야 합니다. 물론 이들이 단순히 꾸민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먼 옛날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고, 그들이 자손을 낳고 삶을 영위해가면서 죄도 짓고 회개도 하면서 하느님과 관계를 주고받았겠지요. 그런 인간의 삶을 아담이나 카인과 같은 인물에 담아 표현했다는 의미에서 신화, 또는 설화라는 말을 쓴 것입니다. 본격적인 역사 이야기는 아브라함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창세기 6장의 ‘하느님의 아들들’, ‘사람의 딸들’이란 표현도 그런 관점에서 보셔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을 누구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다양합니다.
‘하느님의 아들들’은 우주적 능력들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교도들은 우주적 능력들을 신격화했습니다. 성경은 이들을 인간보다 월등한 지력과 능력을 가진 자들로 인정하면서도 참된 하느님 밑에 종속시킵니다.
가나안 신화를 배경으로 보면, ‘하느님(El)의 아들들’은 셈족의 황소신 엘(El)을 섬기던 목축업자들을, ‘사람(Adam)의 딸들’은 ‘땅(adamah)의 여자들’로 당시 가나안 신전에 소속되어 있던 ‘여자들’(창녀들)을 의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신과 여신의 결합으로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듯이, 신적 능력을 지녔다고 믿어졌던 이 신전 창녀들과 몸을 섞으면 곡식이나 가축이 풍성하게 생산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율법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신전 창녀들과 어울렸던(호세 4,14 참조) 그릇된 풍습을 비판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유다교의 한 전승에 따르면 하느님의 아들은 천상 존재인 ‘천사’들이고 사람의 딸들은 지상 존재인데, 이 둘이 섞이면서 천상 영역과 지상 영역의 경계가 무너진 것을 비판한다고 봅니다.
또는 하느님의 아들들을 거룩한 셋의 후손으로, 사람의 딸들을 타락한 카인의 후손으로 해석하여 인류의 보편적인 타락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편 구약학자인 베스터만은 하느님의 아들들을 남보다 우월한 권력을 지닌 군주들로 해석합니다. 그에 따르면 파라오나 다윗처럼 남다른 힘을 가진 군주들이 인간으로서의 자기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마음대로 여자를 취하는 등 자기 욕망대로 움직일 때, 하느님께서 개입하시어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도록 처벌하신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 대목은 고대 신화에 대한 재해석일 것입니다. 신화적 배경을 배제하고 본문의 흐름으로 보면, 하느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은 모두 ‘사람들’일 것입니다.

* 참고도서:
성서와함께편집부, 『보시니 참 좋았다』, 성서와함께
박요한 영식 지음, 『창세기 1』, 성서와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