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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행위에 대해...
작성자 교육원 작성일 2012-07-13 조회수 739
(닭과 달걀은 한 존재가 변화를 거쳐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두 종류의 상태 : 닭-달걀-병아리-닭-달걀…)

-나는 바이올린 연주자입니다-와 -나는 바이올린을 연주합니다-는 의미상으로 동격,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 연주’가 이 두 문장의 핵심이므로 둘 다 ‘행위(doing)’와 연관이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존재하게 되면) 이름을 붙여줍니다. 한 존재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많이 있지만, 그가 존재하게 된 순간, 가장 먼저 부여되는 것은 그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행하는 것에 따른 요소들이 결합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장성환입니다-라는 문장은 존재에 관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성환이라는 사람이 있다-라는 의미를 함축하게 되며, 있고 없음, 즉 ‘존재 (being)’에 관련됩니다.
닭과 달걀의 문제는 이와는 종류가 다릅니다. 있고 없고가 아니라, 닭이라는 존재가 현존하는 양상에 따라 달리 붙인 이름이며, 동물에게는 ‘행위(자유의지를 전제로 한)’라는 표현보다, ‘행동(본성에 따라 행하는 존재로서)’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입니다.

‘존재’에 관한 철학적 질문은 궁극적으로 ‘하느님’에 대한 물음을 만나게 합니다. 물음을 보다 깊일 수 있는 것으로서, 탈출기 3장 13-15절과 요한복음 6장 16-21절을 묵상해보시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자신을 ‘나는 있는 자다’(탈출 3,14)라고 소개하십니다(공동번역의 경우, ‘나는 곧 나다’라고 번역했는데, 함축적 의미를 전하기 어려운 문장입니다). 이 문장의 히브리어 성경은 영어번역본과 구조면에서 더 가깝습니다. 즉, I am who I am, 또는 I am he who is 가 됩니다. 두 언어 모두 서술어 (be 동사)가 한가지인데, 의미상으로는 두 가지, 곧 ‘이다’와 ‘있다’를 담고 있습니다.

‘있다’라는 표현과 반대되는 개념은 ‘없다’입니다. 좁은 의미에서 ‘존재(being)’는 바로 이것을 말합니다. 사람의 경우는, ‘있다(존재)’와 ‘없다(부재 : 외출, 또는 죽음)’를 살아가는 유한자로서, ‘살아있는 (being)’ 모든 과정 안에서 ‘해나가는 (doing)’ 것들로 인해, ‘바이올린 연주자이다’, ‘이러닝 학생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라는 정체성을 덧입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다’는 존재와 관련되지만, 그 존재 자체보다 그의 행위에 더 연관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말할 때는 ‘인간 존재라는 사실 자체’에 바탕을 두고 한 것이지, 그가 바이올린 연주자이거나, 병환으로 누워 지내는 환자인지 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무한하신 분이므로 이 두 가지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에 대해 무소부재, 곧 어디서나 계시고(시편139,7-10), 시작도 마침도 없는 영원하신 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는 있는 나다’, ‘나는 나다’라는 말씀은 구약과 신약 모두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깨닫게 한 만남’을 이야기해줍니다. ‘나다, 두려워 말라’(요한 6,20)는 예수님의 말씀은 ‘나는 있는 자다, 나는 곧 나다’라는 히브리어 성경의 표현을 당시의 공용어였던 그리스어로 옮긴 것에 다름 아닙니다. 복음사가들은 예수님 안에서 그들의 조상들이 섬겨오던 하느님, 모세에게 자신을 드러내어 주시며 함께 해주신 그분을 만난 것입니다.
신구약 성경 전체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수없이 건네시는 ‘나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라는 말씀과 약속이 내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내가 존재하고 어떤 것을 행하는 또는 행하지 않는 것과 무슨 의미가 있는지 머물러 새겨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